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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의 삶 자체가 문제 해결의 과정

아이는 피와 태반, 양수, 점액, 땀 등으로 범벅이 되어 우렁찬 울음소리를 터트리며 세상에 나옵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소변과 대변으로 기저귀를 흠뻑 적시고 침을 흘리며 음식물을 개어냅니다. 이렇듯 아이는 끊임없이 일거리를 만들어냅니다. 아이가 조금씩 자라면서 해야 할 일은 계속 늘어납니다. 아장아장 걸을 때에는 먹을 것을 얼굴에 잔뜩 묻히고 의자와 바닥에 흘리더니, 다섯 살 정도가 되면 물을 뿌려 욕실 바닥을 엉망으로 만듭니다. 여덟 살이 되면 진흙과 모래가 있는 곳만 찾아다니고, 열두 살이 되면 흰옷과 빨간 옷을 한 개 빨아서 양말과 속옷을 온통 분홍색으로 물들입니다. 열다섯 살이 되면 선생님께 대들다가 방과 후에 학교에 남겨지고, 그러다 어른이 되면 결혼이나 경제적인 일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킵니다.

어쩌면 그 모든 것이 배움의 기회일지도

 사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무언가를 경험하다 보면 새로운 문제가 계속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경험이 귀찮고 성가신 일인 반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집 근처 엉덩이에서 올챙이를 쫓다 보면 신발이 다 젖고 바지는 진흙 투성이가 되지만, 올챙이가 개구리로 자라는 모습에서 삶의 주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신발에 모래가 잔뜩 묻혀 집에 들어오다 보면 집안에 모래 가루가 버섯 되지만 재미있고 창의적인 놀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종종 아이들의 정리되지 않은 감정 폭발은 부모에게 어떤 식의 대화 방식이 통하고, 또 통하지 않는지를 알게 해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는 부엌 싱크대에서 이것저것 그릇을 꺼내 놀며 여러 가지 모양과 색깔, 크기, 소리를 배울 수 있고 정리하는 방법 또한 배울 수 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계란 프라이를 만들며 부엌을 어질러 놓은 아이는 자발성을 배울 수 있으며, 요리가 끝난 후에 정돈하는 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이처럼 뒤죽박죽 엉망인 것에서도 아이는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의 버릇없는 행동 때문에 아이와 할아버지와의 관계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이 일을 통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한 후 만회하는 기술이나 사과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서 무엇인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다면 아이는 그만큼 배우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아이는 더 많은 배움의 배움과 학습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냥 함께 경험하는 것입니다

 집안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일에 부모에게도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아이가 하는 일에 동참함으로써 아이와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 자식 간의 유대 관계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물풍선 놀이를 하고 손가락으로 물감을 찢거나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작은 일로부터 시작됩니다. 성장 단계에 맞추어 아이와 마음이 통할 수 있는 놀이를 해 보십시오. 바닥에 엎드려 아이와 함께 낙서를 하고,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흙탕물 튀기며 놀고, 종이를 오려 붙이거나 라디오를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는 것도 좋습니다. 수박씨 뱉는 놀이를 하면서 누구의 수박씨가 더 멀리 나가는지 내기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지금 당장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요리를 하며 망치질도 해 보십시오. 어질러진 집안은 일시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경험을 통해 아이가 배운 것은 오래도록 남는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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